전시 소개

본 전시는 과도한 음주의 인식 개선을 위한 기획전시로, AI 기술을 활용해 음주 폐해의 이미지를 묘사하고 전시한다.

한국의 음주문화는 국민적인 문화 중 하나로, 다양한 모임에서 가족, 친구, 동료와 술자리를 가지는 것이 일상적이다. 회식뿐 아니라 사회적인 모임에서 술이 빠지지 않는 탓에 사회생활을 하여 술을 안 마시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음주로 인한 여러 사고가 노출되며 어느 정도 음주문화가 개선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술에 기저에 둔 문화 속에서 음주에 친숙하고 관대한 편이다. 이는 음주로 인한 범죄를 가볍게 보는 시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과도한 음주는 신체질환을 야기하고 통제력을 잃게 하는데, 살인(28.5%), 성폭력(26.3%), 폭력(26.3%) 등 강력범죄의 상당수도 주취상태에서 발생했다. 또한 음주운전은 최근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음주운전 재범률도 45%에 달하는데, 지난해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 11만5882명 중 5만 1960명이 2회 이상 재범자였다. 이미 한 번 적발된 전력이 있으면서도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대수롭지 않게 또다시 운전대를 잡은 셈이다.

또한 최근들어 음주는 방송 콘텐츠 소재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인기를 끈 티빙(TVING)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이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는 제목에 충실하게 주인공들이 만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고, 주량을 과시하는 등 다수의 음주 장면을 연출했다. 예능에서도 출연자가 술을 마시는 술방이 유행이다. tvN 예능 ‘내 어깨를 봐 탈골됐잖아’와 ‘인생술집’,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등 최근 들어 19세 이상 관람 불가를 내걸고 취중 토크를 나누는 예능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높은 주량이 곧 자랑인 것처럼, 술을 마셔야만 진솔한 얘기가 가능한 것처럼 비춰질 소지가 있어 우려된다.

술방은 청소년에게 음주를 미화하는 부정적 효과를 야기한다. 이처럼 음주를 미화하여 노출시키는 미디어 매체는 자꾸만 늘어나지만, 음주 예방 활동을 보여주는 지역 사회의 캠페인의 양은 현저히 부족한 편이다. 기존의 음주 예방 캠페인이 보이는 공익 광고의 시각물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역부족이었다. 일차원적인 합성과 상투적인 카피. 이러한 형태의 이미지와 언어는 이미 시민들에게는 진부한 대상이 되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전시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선을 전한다. 그 시선은 AI에 기반한다. 이 방식은 정말 오래전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형성되고 굳어진 음주인식에 가장 최신의 기술을 이용함에 있다. AI는 인간의 음주 폐해를 묘사한 키워드를 해석하고 이미지로 구성한다. 인공지능의 시선에서 바라본 인간의 비이성적인 태도와 상황을 관객은 감상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과도한 음주가 일으키는 비이성적인 행동에 대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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